본문 바로가기

포토엣세이

기다림/23.08.21

 

 

계절은 굽이고 앉아

먼 산처럼 가을이라는 길에 갈 거라는데 

 

무채색의 여명 속에서 볼 수 있었던 

수 많은 가지 사이로 핀 푸르른 별꽃 이파리 

돌에 뿌리를 내린 푸른 나뭇잎이 

무채색의 하늘을 이고 있다 

 

순간의 기로에서 

서럽지 않게 가슴 접어야 하는 일은 

오히려 고통 속에 자라는 고요함일지도 모른다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CENTER>

 

 

 

 

 

대 숲에 의지한 너는

거미줄에 걸려 자유로 낙하함도 할 수 없었는지 

매미소리 가득한 곳이라 다행이지 싶다 

단 몇일을 울기 위해 유충의 그 긴 삶을 어둠 속에서 

견디었을 살기 위한 기다림이었을... 

 

실로 대단할 것 없는 삶이지만 

가끔은 이렇게 다른 것을 통해 

나 자신을 진지하게 돌아 볼 필요가 있더라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- 我嚥 - 

 

'포토엣세이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그곳은.../23.08.25  (38) 2023.08.25
떠나보내며.../23.08.22PM  (14) 2023.08.22
팔월의 아침/23.08.06  (40) 2023.08.06
무엇으로 사는가/23.07.25  (19) 2023.07.25
비내리는 날/23.07.24  (28) 2023.07.24