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포토엣세이

연탄 한 장/25.01.26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연탄 한 장/안도현 

 

 

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 

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군가에게 

기꺼이 연탄 한 장이 되는 것 

 

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 

이듬해 봄까지 

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 

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 

 언덕길 오르는 거라네 

 

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 

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 

하염없이 뜨거워 지는 것 

 

매일 따스한 밤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 

온 몸으로 사랑하고 나면 

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 

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세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 

 

생각하면 삶이란 

나를 산산히 으깨는 일 

 

눈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 

나 아닌 그 누가 마음 놓고 걸어갈 

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 

 

 

 

 

▲ 인터넷에서 캡쳐한 사진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- 我嚥 -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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